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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힘들다 나는 내가 힘들다. 설 명절의 마지막 절차인 친정나들이를 했다. 지난 10월 친정엄마 생신 모임 이후 석 달만의 친정 나들이이다. 큰언니 가족, 여동생네, 친정 부모님, 조카들이 다 모였다. 새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용돈도 드리고 새뱃돈도 주고 화기 애애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친정 식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내 어린시절과의 연장선 상에서 그 관계들이 이어져 오다 보니 불쑥불쑥 힘듦이 올라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미 밤은 깊고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스산하니 여전히 어린 시절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여린 속내를 갖고 있는 내 자신이 난 힘들다. 적당이 둔감하고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너그러우면 좋을 것을. 왜 난 이렇게 기억도 나지 않는 사건들로 상처받았던 속살이 쓰린건지. 이런 내가 나는 힘들다.. 2020. 1. 27.
의식의 흐름대로... 1월 26일 일기 공개된 장에 일기를 쓴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은 '지속성'에 관한 것이다. 늘 시작은 있고 끝이 흐린 나 같이 의지박약인 사람에겐 막연한 대상들에게 내결심을 드러내는 것이 지속성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누군가가 내 일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진실성을 온전히 갖추기가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늘 근사한 교훈으로 결론을 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생긴다. 그러나 삶이라는게 어찌 매일이 깨달음이요, 결연한 각오 가운데 매일이 새로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공개된 장소에 쓰는 일기는 뭔가 결론을 내야 하고 새결심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낀다. 매일의 내 삶은 산소호흡기를 끼고 근근히 연명하며 헐떡이며 .. 2020. 1. 26.
1월 25일 설 명절을 맞이해서 시댁에서 1박 2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어제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해서 오전 9시 30분에 도착 떡국으로 아침을 간단히 때우고 동서와 장을 봤다. 잡채, 깻잎전, 고추전, 꼬지, 굴전, 연어 샐러드, 불고기, 갈비... 한상 차려 모두가 잘 먹고 이튿날까지 반복, 반복... 설 당일은 늦은 아침을 먹고 큰아이 고입이라 용돈 두둑히 받을 요량으로 아이가 고모를 보고 가고 싶어 해서 좀 늦은 출발을 했다. 집 근처 아웃렛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오니 저녁 9시 30분. 어머니랑 고스톱도 처드리고, 두 여동생까지 만나고 오니 어머님을 즐겁게 해 드린 것 같은지 남편이 콧노래를 한다. 아침상을 치운 이후 남편이 어머니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느라 시댁서 집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자꾸.. 2020. 1. 25.
2년 만이다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내 블로그 명인 '갱년기에서 살아남기'란 제목의 글을 보게됐다. 잊고 있던 이곳이 생각났다.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한창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냈다. 마치 이삿짐을 풀다 나온 오래전 일기장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비록 두편의 글이지만 이젠 청춘과 이별하고 늙음을 받아들이려 몸부림 치던 내 몸과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2년이 지난 지금 난 갱년기의 신체적 증상으로부터는 많이 벗어났다. 열감도 덜하고 기분 나쁜 오한도 없다. 불면증도 좋아져서 가끔은 늦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매일 아침이 월요병에 걸린 직장인 모드로 영 찌뿌둥하다. 내 의지랑은 상관없이 내 몸안의 호르몬이란 녀석은 기분 좋은 쪽보다 삐딱하니 우울한 쪽으로 흐른다. 어떻게 하면 이 녀석을.. 2020.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