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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by 체리사랑 2020. 1. 26.

1월 26일 일기

공개된 장에 일기를 쓴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은 '지속성'에 관한 것이다. 늘 시작은 있고 끝이 흐린 나 같이 의지박약인 사람에겐 막연한 대상들에게 내결심을 드러내는 것이 지속성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누군가가 내 일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진실성을 온전히 갖추기가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늘 근사한 교훈으로 결론을 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생긴다.

그러나 삶이라는게 어찌 매일이 깨달음이요, 결연한 각오 가운데 매일이 새로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공개된 장소에 쓰는 일기는 뭔가 결론을 내야 하고 새결심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낀다.

매일의 내 삶은 산소호흡기를 끼고 근근히 연명하며 헐떡이며 그날이 그날로 살아가는 일상일 때가 더 많은데 마치 새 축구화를 신은 초등 아이 같은 패기를 가져야 할 것처럼 내게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유혹에서 나를 놓아준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그저 매일이 불평이면 불평인대로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깨달음이 없이 무기력하게 사는 모습대로 고백하려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일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