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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힘들다

by 체리사랑 2020. 1. 27.

나는 내가 힘들다.

설 명절의 마지막 절차인 친정나들이를 했다. 지난 10월 친정엄마 생신 모임 이후 석 달만의 친정 나들이이다.

큰언니 가족, 여동생네, 친정 부모님, 조카들이 다 모였다.

새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용돈도 드리고 새뱃돈도 주고 화기 애애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친정 식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내 어린시절과의 연장선 상에서 그 관계들이 이어져 오다 보니 불쑥불쑥 힘듦이 올라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미 밤은 깊고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스산하니 여전히 어린 시절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여린 속내를 갖고 있는 내 자신이 난 힘들다.

적당이 둔감하고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너그러우면 좋을 것을.

왜 난 이렇게 기억도 나지 않는 사건들로 상처받았던 속살이 쓰린건지.

이런 내가 나는 힘들다. 언제쯤 정말 어른이 돼서 살면서 주고받았던 상처들에 대해 툭툭 털어내고 무뎌질 수 있으려나.